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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정보,이슈

내가 만약 로또라면 (If I were lottery)

by 낚시블로거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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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처음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수많은 복권들중에 하나, 작고 얇은 종잇조각 하나.

그저 막연한 희망으로 무심코 나를 데려간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 안에는 한 사람의 미래를 통째로 바꿀지도 모를 가능성이 들어 있다는 걸.
숫자 여섯 개.
보통의 날,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비범한 변화’를 선물할 수 있는 작은 기회.
그게 나다.

사람들은 나를 손에 쥐고 상상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도 모를 현재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도약하는 꿈.
“이걸로 빚을 갚고, 집을 사고, 회사를 그만두고…”
그들 눈빛 속에서 나는 잠시 희망이 된다.

 

시간이 흐르고, 토요일 밤이 오면
나는 조심스럽게 그 운명을 펼쳐 보인다.
추첨기가 돌아가고, 하나둘 숫자가 불릴 때마다
내 안의 번호들이 그들과 일치하는지 확인받는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다.
나는 인생을 바꾼 사건이 된다.

 

당첨.
누군가는 펑펑 울고, 누군가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나는 그들 삶의 중심에 서서 말없이 바라본다.
그들이 이제 어떻게 나를 다루는지.

행복해질까?
아니면 오히려 더 방황할까?

어떤 사람은 조용히 삶을 다잡고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며 살길 찾는다.
그럴 때 나는 따뜻해진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은 욕망에 휘말리고, 주변의 탐욕에 휩쓸리고,
자신조차 잃어버린다.
그럴 때 나는 미안해진다.
나는 그저 가능성이었을 뿐인데.

결국 나는 버려진다.
당첨금은 써버리고, 세상은 나를 잊는다.
쓰레기통 한 귀퉁이, 혹은 먼지가 쌓인 서랍 안.
하지만 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이렇게 생각한다.“내가 로또였던 이유는,

단지 누군가에게 1등을 안겨줬기 때문이 아니다.
그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다른 삶’을 꿈꾸게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사라진다.
그러나 언젠가, 그 사람 마음속 어딘가에
나와 함께 했던 설렘, 기대, 희망
작은 불씨처럼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시금 나는 생각한다.
만약 내가 또다시 로또가 된다면,
이번엔 단순한 당첨의 기쁨이 아닌
삶을 바꾸는 ‘용기’를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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